전매(轉賣) 제한이 풀린 분양권 거래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0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전매제한이 해제된 서울의 6개 단지 분양권 거래량은 총 26건이다. 성북구 래미안 아트리치(13건)와 마포구 신촌그랑자이(9건)를 제외하면 다른 단지들은 잠잠하다. 두 단지는 총 가구 수가 각각 1248가구와 1091가구 대단지다. 일반분양도 492가구, 616가구에 달한다. 거래가 활발한 1차 요인이다.
특히 신촌그랑자이는 전용 84㎡ 분양권이 12억원 이상 팔려 나가며 분양가 대비 웃돈(프리미엄)이 4억5000만원이상 붙었다. 강북 대표단지로 발돋움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보다 싸지만 인근 e편한세상신촌과는 엇비슷한 수준이다. ‘직주근접’을 앞세워 날로 높아지는 아현ㆍ북아현뉴타운 단지들의 인기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이다.
래미안 아트리치는 분양가 대비 호가가 최고 2억5000만원 가량 높아졌지만 실제 웃돈 거래는 1억원 안팎에 머물면서 실수요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반면 양천구 목동파크자이는 현재까지 분양권 거래가 전혀 없다. 60일인 거래 신고기간 때문에 실제 거래가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인근 중개업소들은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356가구의 비교적 소규모 단지라 하더라도 목동이란 입지적 장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다.
원인은 매도ㆍ매수 희망자 간 가격 차이다. 현재 84㎡기준 목동파크자이 분양권은 12억원 이상 가격표가 붙었다. 분양가(7억5000만원) 대비 5억원 이상 웃돈을 줘야 한다. 여기에는 지난 1월부터 50%로 높아진 분양권 양도소득세를 매수자에게 전가하려는 의도도 포함된다.
인근 중개업소도 지나친 가격이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비교 대상인 목동힐스테이트보다도 높은 가격에 매수세가 붙을리 없다는 것이다. 목동힐스테이트의 일부 저층은 10억원대(전용84㎡)까지 가격이 내려왔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중개인 입장에선 어떻게든 거래가 성사되게끔 노력하는데 이 가격대에선 매수가 전혀 안 붙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분양권 소지자들이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분양권 가격을 통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목동파크자이는 분양 당시 1차 계약금 1000만원에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적용했기 때문에 분양권 소유자들이 버티기 용이한 환경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