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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줄고 미분양 늘고 ‘악순환’…몰락하는 지방부동산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18.10.27
“요새 말로 ‘로또 청약’이라 그랬거든요. 그런데 원금도 못건지게 생겼으니…”

25일 울산 북구 송정동의 S공인중개소 대표는 요즘 집값만 보면 답답함이 치민다. 2년전 분양한 송정택지지구 아파트 값이 뚝 떨어져서다. 연말부터 7000여 가구가 순차 입주를 앞둔 가운데 분양권은 전용면적 84㎡ 기준 3억2000만~3억8000만원에 거래 중이다. 분양가보다 많게는 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서 인근 보다 최소 3000만원 저렴해 당첨되면 돈 버는 거라 했어요. 이젠 인근 아파트 자체가 6000만~7000만원 떨어져버렸어요. 그때가 끝물이었던 거죠”라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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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동산 시장이 아우성이다. 지방 산업 침체가 집값을 떨어뜨리고 이것이 다시 연방 산업 침체를 불러와 지역 경기를 불황으로 빠뜨리는 악순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서울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는 곧 서울과 지방의 경기 양극화의 다른 말이며, 이는 지역 불균형 발전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15년까지 10여년간 전국 소득1위를 자랑했던 울산은 이제 악순환의 상징 지역이 됐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가 2014년 이후 일감을 수주 못해 공장이 멈췄고, 현대자동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나 떨어질 정도로 위기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의 50인 미만 사업체 가동률은 2014년 80.3%에서 지난해 52.0%로 하락했다. 일자리가 없으니 인구는 34개월 연속 줄어 2015년 정점 대비 2만3332명(1.94%) 감소했다.

집값이 버틸 리 없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 값은 올해 9.05% 떨어졌다. 주택매매거래량 역시 1~9월까지 8541건에 그쳐 지난 5년간의 같은 기간 평균 거래량에 비해 53.5% 감소했다.

이는 주변 산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당장 자영업 대표 업종인 공인중개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지부 관계자는 “거래량 감소로 공인중개업소 20% 정도가 폐업했고,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도 씨가 말랐다. 울산은 1000여 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적체돼 있어 올해 현재까지 민간분양 아파트가 전무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인테리어, 이사업체 등은 물론이고, 분양 홍보 같은 단기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라 말했다.

단순히 울산만의 사연이 아니다. 올해 수도권 외 아파트값은 3% 이상 하락했다. 울산을 필두로, 경남(-8.82%), 충북(-5.65%), 경북(-5.62%), 충남(-5.37%), 강원(-3.98%), 부산(-3.47%) 순으로 하락세다. 이들 지역은 거래량도 5년 평균 대비 20~40% 가량 줄었다. 최근 3개월 간 청약을 접수한 곳 가운데 청약신청자가 10명도 되지 않는 아파트가 11곳이나 될 정도로 분양 경기도 좋지 않다. 수도권과 세종, 광주, 대구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국적인 현상이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도 유발한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분양물량의 지역 편중에 따라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이라며 “대형건설회사의 경우 2020년 상반기까지 양호한 실적 수준 지속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나, 지방 위주 중소형 주택건설회사의 실적 저하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지방 집값 하락은 이미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6% 상승하는데 그쳤다. 건설투자가 전분기 대비 6.4% 감소해 1998년 2분기(-6.5%)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던 것이 주요 타격 원인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