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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줄면 집값도 떨어질까, ‘문제는 가구수’…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21.01.06
‘거래절벽’, ‘소비절벽’, ‘고용절벽’ 등 요즘 언론에서 많이 쓰는 ‘절벽’으로 끝나는 신조어의 시작은 ‘인구절벽(The demographic cliff)’에서 왔다.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2015년 ‘2018 인구절벽이 온다’는 책을 통해 처음 썼으니 이제 겨우 6년 된 표현이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한 국가의 인구가 급격이 줄어 인구 분포도를 그리면 절벽이 깎인 것처럼 역삼각형 분포가 된다는 거다. 장기간의 저출산 기조로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고 고령인구만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비, 고용, 내수, 수출, 부동산 등 전영역이 급격히 꺾이는 현상이다.

연 초 행정안전부에서 우리나라의 2020년 인구가 사상 처음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발표하자, ‘인구절벽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불안한 미래를 예측하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사망자 수(30만7764명)가 출생아 수(27만5815명)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장 신난 쪽은 부동산 하락론자들이다. ‘부동산 시장의 인구 쇼크’를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인구가 줄면 주택 수요가 감소하니 집값이 하락한다는 늘 해오던 레퍼토리다.

이 뻔한 공식이 틀렸다는 건 이미 무수한 사례를 통해 증명됐다. 당장 국내에서 서울만 보자. 주민등록 기준 2015년 1002만명에서 2020년 968만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29.42% 올랐다.(한국부동산원 기준)

전세계적으로도 인구와 집값의 상관관계는 뚜렷이 드러나진 않는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유럽 대부분 나라의 부동산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예컨대 독일은 1990년대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 진행속도도 빠르지만, 2010년 이후 독일 7대 도시의 주택가격은 118.4%, 임대료는 57%나 상승했다.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뮌헨 등 도심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집값이 폭등하고 있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사례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못된 분석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가 훨씬 많다. 일본 부동산이 본격적으로 붕괴한 1990년대 초반이지만, 일본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중반부터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 도심지는 최근에도 여전히 상승세다. 상업시설이 2015년 이후 특히 많이 뛰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인구 외에도 주택 공급 상황, 금리 등 경제 상태, 정부 정책 등 다양하다고 지적한다. 인구가 감소해도 주택 공급이 줄고 있는 상황이라면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유동성이 넘친다면 집값은 상승할 가능성이 훨씬 많다. 홍춘욱 ERA리서치 대표는 “인구감소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금리나, 주택 수급여건 등 다른 경제적 요건이 집값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실 주택시장에선 인구보다 가구수 변화가 더 중요하다. 주택 수요가 가구 단위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가구수는 2309만3108가구로 2019년 대비 2.72%(61만1642가구)나 늘었다. 인구는 줄었어도 집을 사는 주체인 가구수는 분화하면서 계속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1,2인가구가 전체의 62.6%로 가장 많고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런데 아파트 구매력이 가장 큰 3인가구도 2016년 392만7000여가구에서 2019년 400만5000여가구로 400만가구를 처음 넘더니, 2020년엔 401만1000여가구로 계속 늘고 있다.

2~3인 가족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소득 수준이 나아지면서 1인당 주거면적은 계속 넓어지는 추세다. 서울 등 인기지역 아파트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서울은 주택 공급이 부족한데 경기도 주민 상당수가 진입하고 싶을 정도로 수요는 여전히 많다”며 “서울에 일자리가 몰려 있는 상황에선 전국적으로 인구가 감소한다고 해도 집값은 계속 오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