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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막히면 1억5000만원 어디서 더 마련하나”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21.09.09

#. 경기도 안양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정부의 전세대출 규제 움직임에 마음이 무겁다. 내년 1월 전세 만기를 앞둔 상황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다고 하면, 집주인이 ‘본인 실거주’ 카드를 내밀 가능성이 크다. 2년 새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에 시세대로 가격을 맞춰 주려면 1억5000만원 가량 추가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전세대출마저 막히면 졸지에 ‘전세 난민’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이씨는 “최근 신용대출 한도마저 줄면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면서 “고액의 월세를 내는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전세대출을 조이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실수요자 사이에선 주거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전셋값이 급격히 뛴 상황에서 소득·자산이 부족한 계층은 전세대출을 더 많이 받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규제마저 강화되면 주거 상황이 더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9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전세의 중위가격은 4억3816만원을 기록했다. 중위가격은 주택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해당 전셋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2억9963만원에서 4년3개월 새 46% 올랐다.

서울은 상승세가 더 가팔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 중위가격은 6억2648만원으로, 같은 기간 54% 뛰었다. 일반 가구가 지난 4년간 매년 5000만원씩 저금해도 서울의 전셋값 상승을 따라갈 순 없었다.

전셋값 상승 추세에 맞춰 전세대출 규모도 급증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보한 5대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 잔액기준 전세대출 현황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52조8189억원이었던 전세 대출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48조5732억원에 달했다. 4년 만에 2.8배(95조7543억원) 불어난 것이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의 전세대출이 크게 늘었다. 20대는 4조3891억원에서 24조3886억원으로 5.6배 증가하면서 세대별 평균 증가율(2.8배)의 두 배에 달했다. 30대는 24조7847억원에서 63조6348억원으로 연령대별로 가장 큰 금액 증가분(38조8501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정부 들어 20·30대가 금융기관에서 받은 전세대출 규모만 약 59조원 수준이며, 이는 전체 전세대출 증가액의 61.5%를 차지한다.

20·30대의 전세대출액이 늘어난 건 1인 가구 증가,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시장 내 전세매물이 줄며 전세난이 심화한 영향도 있다.

김상훈 의원은 “전세대출을 받은 청년과 집을 마련한 청년 사이의 자산 격차는 갈수록 확대하는 상황”이라며 “당국과 금융권이 전세대출마저 규제한다면 무주택 청년들의 주거 상황은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