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와 압박에 주택을 매도했던 법인들이 최근 매수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주택을 매도하는 위치에 있던 법인들이 최근 들어 매수자 역할을 강화되는 모습이다.

직방이 21일 법인의 주택 매매거래를 분석한 결과, 법인 주택 매도는 2020년 8만4569건에서 2021년 7만848건으로 증가세가 멈췄다. 반면 법인 주택 매수는 2020년 8만151건으로 2006년 집계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주택거래 중 법인 주택 매수 비중은 2017년부터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 평균 6% 이상의 거래비중을 차지했다. 법인의 주택 매도 비중은 2007년부터 2013년 10% 이상을 차지했으나 이후 빠르게 감소 추세를 보이며 법인의 매도 비중은 매수와 비슷한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법인의 주택 순매도는 2011년 10만4792건까지 증가한 이후 빠르게 감소추세를 보였다. 법인의 주택 순매는 2019년 -6355건으로 매도와 매수가 역전되기도 했다. 2020년부터 다시 매도가 매수보다 많아지면서 2020년 4418건, 2021년 8607건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순매도가 감소하며 주택 거래시장에서 법인의 매물 공급자로서의 역할이 줄어든 모습이다.

직방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법인은 주택매매거래시장에서 매도포지션으로 매물을 공급하는 위치에 있었으나 2012년부터 매도포지션이 약해지면서 최근에 들어서는 대도시권역을 중심으로 매수포지션이 강화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정부의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와 법인 등의 주택대출 규제강화 등이 매수포지션 강화에 브레이크를 걸어 다시 순매도가 지난해 소폭 증가하는 거래행태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법인 거래는 비 아파트에 집중됐다. 2014년까지 아파트 매수비중이 높았지만 2015년부터 2019년 사이에는 비아파트 매수 비중이 아파트보다 높았다. 거래량이 급증한 2020년 법인의 아파트 매수가 4만2848건으로 비아파트 3만7303건에 비해 많았으나 2021년에는 다시 비아파트 매수(3만3340건)가 아파트 매수(2만8901건)보다 많았다. 2015년부터 법인의 비아파트 선호 현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법인의 아파트 매물 공급자의 역할은 감소추세가 이어졌으나 2020년 6만2159건을 매도하면서 다시 증가했다. 하지만 2021년 4만4718건을 매도하면서 매도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다. 비아파트는 2019년까지 연간 2만건 미만의 매도물량을 기록했으나 2020년 2만2410건, 2021년 2만6130건으로 매도물량이 증가추세가 이어졌다.

법인의 아파트거래는 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나 순매도 감소추세 역시 이어지고 있다. 법인의 비아파트거래는 매도보다는 매수가 많은 패턴이 지속됐다. 다만 순매도는 2018년부터 급격히 감소하면서 매도에 비해 매수세가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법인의 서울 주택 매수가 늘었다. 법인의 서울 주택 매매거래는 2021년 매도가 매수보다 우위인 모습을 나타냈지만 2016년 이후 꾸준히 매수 우위 거래행태를 보이면서 전체로는 순매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천과 대구도 2018년 부터는 법인의 주택매매거래가 매도보다 매수가 우위인 형태를 보이는 등 서울과 광역시 등의 대도시에서는 법인이 주택 순매수 포지션을 주로 취하는 모습이다. 경기도 등 도지역은 법인이 순매도 포지션이 주를 이루면서 지역별로 법인의 거래행태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다만 향후 전망은 엇갈렸다. 새 정부에서 법인과 임대사업자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그에 따른 각종 정책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직방 관계자는 “정책적 방향은 법인의 순매수 포지션에 우호적일 수 있지만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상황 등 대외 경제여건에 대한 우려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법인 거래의 명과 암을 분석했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