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이 한 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서울이 2주 연속 보합세를 나타낸 가운데 강남구의 상승폭이 전주보다 2배 커졌다. 재건축과 대출 규제 완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등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 기대감에 매수 문의가 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한 주 만에 보합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2주 연속 보합을 나타냈다. 강남구 아파트값이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4%로 오름폭이 2배 커졌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가 있는 용산구도 0.02%에서 0.03%로 뛰었다. 서초구가 전주와 마찬가지로 0.02% 올랐고, 양천구가 보합에서 0.02%로 상승 전환했다.

광진·동작·강동·마포구가 보합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동대문·중랑·은평·구로·금천·영등포구가 이번 주 보합 대열에 합류했다. 도봉구(-0.03%)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0.01~0.02% 하락하는데 그쳤다. 송파·종로구도 0.01% 하락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방침을 밝힌 이후 이에 해당하는 다주택자의 문의가 늘고 일부 매물도 나왔지만 대부분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요구하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특히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와 대통령실 이전 이슈가 있는 용산구 일대에서는 호가가 뛰거나 규제 완화 기대감에 내놨던 매물을 회수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원은 “강남권 재건축이나 고가 인기단지는 상승하고 그 외 지역은 대체로 하락하는 등 지역·가격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서울 전체로는 보합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경기 아파트값은 0.01% 하락해 지난주(-0.03%)보다 낙폭을 줄였다. 인천 아파트값은 보합에서 0.01% 하락 전환했다. 경기권에선 평택시(0.22%)가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대감 등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화성시(-0.14%), 수원 영통구(-0.11%), 의왕시(-0.04%) 등에서 내림세가 계속되면서 지역 전체 수치는 하락했다.

지방 아파트값은 4주 연속 0.01% 상승을 이어갔다. 부산(0.01→0.03%), 충북(0.02→0.03%), 전북(0.06→0.10%), 경북(0.04→0.06%), 경남(0.08→0.10%), 제주(0.02→0.05%) 등에서 오름폭이 확대됐다. 반면 대전(-0.03→-0.07%), 세종(-0.08→-0.20%)은 낙폭이 더 커졌다.

전세시장에서는 최근 전세자금 대출 규제가 풀리면서 그간 적체된 물량이 소진되고 있지만, 아직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는 분위기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1% 하락해 전주(-0.02%)보다는 낙폭을 축소했다. 서울은 3주 연속 0.02% 하락했고, 경기와 인천은 각각 0.02%, 0.07% 내리면서 전주보다 0.01%포인트씩 하락폭을 줄였다. 지방 아파트 전셋값은 2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