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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 물건 중 낙찰은 겨우 4건”…빙하기 덮친 경매시장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22.07.21
“현 상황에서는 응찰에 나서기도 겁나요. 분위기나 한번 보러 나왔습니다.”(서부지방법원 경매법정에서 만난 60대 A씨)

19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방법원 경매법정. 11시15분에 시작한 매각 절차는 개찰이 시작된 지 30분도 채 안 돼 모든 절차가 종료됐다. 경매에 나온 전체 물건이 24건에 달했지만 낙찰된 물건은 4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낙찰률이 16.6% 수준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경매시장에도 한파가 찾아온 분위기다. 연이은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강화로 매수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법정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우선 경매 전문가들이 전부 빠진 느낌”이라며 “방청석에 앉아있는 대부분 사람도 낙찰이 아닌 단순 참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매법정은 입찰마감을 1시간여 남긴 상황에서도 경매정보지를 나눠주는 사람과 매각기일부를 유심히 살펴보는 사람, 입찰표를 신중히 써 내려가는 사람 등 40~50여명이 전부였다. 통상 경매가 시작되면 자신이 입찰을 희망하는 물건의 사건번호가 적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게시판 앞에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이날은 게시판 앞에도 인적이 드물었다.

집행관이 “입찰 마감 3분 전”을 외칠 때까지도 입찰함에는 입찰봉투가 바닥에 20~30여장 깔려있는 수준이었다.

오전 11시15분 개찰이 시작되자 흩어져 있던 응찰자들이 방청석에 앉기 시작했다. 총 66석에 이르는 방청석 자리 중 3분의 2 정도만 자리를 채웠다.

집행관은 개찰에 앞서 “응찰자 수가 10명을 넘는 물건은 미리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오늘은 매각이 진행되는 물건이 4건뿐이니 사건번호 순서대로 진행하겠다”고 알렸다.

이날 경매에 올라온 물건은 다세대 14개, 근린시설 4개, 아파트1개 등 24개였다.

매각이 진행된 4건 중 2건은 단독입찰로서 사실상 경쟁이 있었던 물건은 24개 가운데 2개뿐이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낙찰률의 마지노선을 30% 수준으로 파악하는데 이날처럼 10%대 수준의 낙찰률은 아무리 매력있는 물건이 없는 날일지라 해도 매우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2년 6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330건으로 이 중 599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45.0%로 전월(42.8%)에 비해 2.2%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월(94.3%)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93.8%를 기록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낙찰가율을 경신한 바 있다.

이처럼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는 소식은 같은 날 경매가 진행된 북부지법에서도 들려왔다. 이날 북부지법에서는 상계주공 아파트 전용 58㎡가 8억 감정가에서 두 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5억1200만원까지 떨어졌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9월 7억65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통상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시세를 웃도는 가격으로 매각이 진행되는데 최근 시세에도 한참 못 미치는 최저가가 형성된 것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특별한 권리관계 하자가 없는데도 노원구 대장주 아파트가 두 번이나 유찰된다는 것은 매우 불길한 시그널”이라며 “최근 금리 상승과 관련한 것은 아직 경매시장에 반영도 안 됐다. 금리가 오르며 빚을 못 갚아 경매 진행 물건이 늘어나는 시기는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찾아올 것으로 내다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서부지법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물건은 응찰자만 21명에 달했던 마포구 연희동 연립주택이었다. 사실상 이날 법정에 모인 대부분이 해당 물건을 낙찰받기 위해 서부지법을 들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감정평가액이 2억3400만원이었지만 3억6110원에 매각됐다. 낙찰가율은 154.34% 수준이다. 응찰에 나선 B씨는 “연희동 공공재개발 지역에 포함된 지역이어서 기대를 해봤는데 10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낙찰받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최근같이 부동산 침체기에는 이처럼 특별한 호재가 있는 물건 아니고서는 눈길조차 안 준다”고 했다. 해당 물건을 뺀 나머지 물건들은 각각 낙찰가율이 102%, 101%, 90% 수준에 불과했다.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