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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내줄 돈이 없어요”…월세시대에 독(毒)이 된 갭투자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22.07.27
# 서울 강서구에서 소형 아파트를 임대 중인 A씨는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 부동산에 다음 전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매물을 내놨지만 전세 대신 월세 문의만 들어오는 상황이어서다. A씨는 이미 신용대출까지 받을 대로 받아 추가 대출이 어려울뿐더러 지금 내는 이자도 부담스러워해 가능하면 전세금 증액까지도 원했는데 당장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처지다.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임차인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귀했던 전세물건이 최근 줄기는커녕 늘어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임대차시장에서 이른바 ‘역전세난’ 조짐이 일고 있다. 전세 가격의 급락 요인보다는 연이은 금리인상에 따른 임차인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진 데 따른 영향이다. 이처럼 전세 수요가 뒤따르지 않다 보니 ‘갑’인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만 구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 임대인이 전세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장 곳곳에선 분쟁까지 발생하는 모양새다.

27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물건은 이날 기준 3만205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선 직전인 올해 3월 9일(3만2168건)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을 앞두고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종료 주택이 줄줄이 나왔지만 임대인은 물론이고 임차인까지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물건이 소화되지 못한 채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세물건 잠김이 심해 임차인이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택하는 분위기가 팽배했지만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이자율보다 시중은행 금리가 더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고 이에 임차인은 전세 대신 월세나 월세를 낀 반전세를 찾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세를 원하는 집주인으로서는 세입자를 구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통상 임대인은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저금리 시대 낮은 자기자본으로 주택을 매수한 이들에게 임차인의 전세금은 이자 부담이 없는 대출이기에 전세가 필요하다. 전세가가 매매가를 지탱하고 있는 구조인 셈이다.

여기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 등으로 추가 대출도 까다로워졌다. 전세를 월세로 돌릴 수 없는데 새 임차인이 붙지 않다 보니 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내줄 수 없는 상황까지 도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갭투자가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비롯한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임차인은 보증금이 낮은 월세를 찾는 추세인데 임대인은 담보대출이 어렵다 보니 전세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대출에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한 분으로서는 추가 목돈 마련이 어려워 전세를 계속 받아야 하는데 대출이자 부담을 느낀 세입자가 월세를 찾다 보니 불균형이 발생한다”면서 “세입자 교체 과정에서 전세금 반환을 못하면서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갭투자가 성행했던 지역 등 현장에선 관련 상담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경우 전세가율이 낮아 역전세난이나 ‘깡통전세’의 위험까지는 없겠지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갭투자자가 비용적인 부담 등으로 투매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세보증금으로 자금을 조달한 갭투자자는 전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데 증액분을 월세로 받는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월세 전환 등으로 목돈이 필요한 경우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뿐 아니라 자금 마련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