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의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9308건으로 전월(8247건)에 비해 12.9% 늘어났지만, 낙찰률은 34.7%로 전월(35.0%) 대비 0.3% 포인트 낮아진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경매시장이 주춤함에 따라 다가올 가을 주택시장 전반에 찬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2일 법원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의 ‘8월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85.9%로 2019년 9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5.6명으로 지난 4월 8.0명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36.5%로 전월(26.6%) 보다 9.9%포인트 상승했지만, 낙찰가율은 전달(96.6%)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93.7%를 기록하면서 올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경기와 인천 아파트 경매지표는 모두 하락했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은 44.0%로 전월(45.6%) 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낙찰가율 82.9%로 전월(92.6%) 대비 9.7%포인트 하락하면서 2014년 1월(82.2%) 이후 8년여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대출부담이 적은 감정가 3억원 미만 아파트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 낙찰가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평균 응찰자 수는 6.0명으로 전달(10.3명)에 비해 4.3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31.3%) 보다 0.8%포인트 하락한 30.5%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78.0%로 전월(89.1%) 대비 11.1%포인트나 떨어지면서 올해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했고, 평균 응찰자 수는 4.0명으로 전월(4.5명) 보다 0.5명이 줄어 들었다.
1년 전 상황과 비교했을 때 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로 내몰리는 차주는 늘어난 반면, 경매로 아파트를 값싸게 마련하려는 수요는 줄어든 것이 확연하다.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심리가 큰 것으로 읽힌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지난해 9월 31건에서 올해 8월 74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낙찰가율은 115%에서 93.7%로 2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인천과 경기 아파트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인천은 같은 기간 45건에서 85건으로 경매 진행건수가 늘어났고, 낙찰가율은 123.7%에서 78%로 4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경기도 136건에서 218건, 115.4%에서 82.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편, 8월 최고 낙찰가 물건은 경기 양평군 양서면 대심리에 위치한 임야(56,695㎡)으로 7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636억 1008만 9000원)의 52.6%인 241억 8438만원에 낙찰됐다.
8월 최다 응찰자 수 물건은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오피스텔(전용 31㎡)로 63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2억 3300만원)의 99.7%인 2억 3220만원에 낙찰됐다.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