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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간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아파트 3만채…중국인이 62%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22.10.11
2015년 이후 외국인의 전국 아파트 매입 건수는 약 3만 건에 달하며, 이 중 60% 이상을 중국인이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아파트 매입은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제출받은 연도별 외국인 아파트 매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7년 8개월간 외국인이 사들인 전국 아파트는 총 2만9792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의 매입 건수가 1만8465건으로 전체의 62.0%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인이 매입한 경우가 5855건으로 19.6%였고, 기타 국적의 외국인이 산 경우는 5472건으로 18.4%를 차지했다.

정부는 외국인 토지 거래 현황과 보유현황을 공개하지만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 보유·거래 공식 통계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서도 외국인 부동산(건물·토지·집합건물 포함)과 관련한 소유권 이전등기(매매) 건수를 볼 수 있지만, 아파트나 단독주택·상가 등 주택 세부 용도를 구별하진 않는다.

부동산원이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2979건이던 외국인 전국 아파트 매입 건수는 2016년 3004건, 2017년 3188건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2018년부터 3697건, 2019년 3930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뛰기 시작한 2020년 외국인 매입 건수가 5640건으로 전년 대비 43.5% 급증했다. 2019년 말부터 정부의 대출 및 세금규제가 강화되는 등 고강도 규제로 내국인의 주택 매입은 어려워진 반면 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외국인들의 아파트 매입은 증가한 것이다.

이후 2021년엔 외국인 투기 논란 속에 4931건으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고, 올해는 8월까지 매수가 2423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1∼8월) 매입한 3662건보다 33.8% 줄어든 것이다. 금리 인상 등으로 집값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외국인도 아파트 매입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매입은 외국인도 감소세다. 집값이 크게 뛴 2020년을 제외하고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15년 958건에서 2016년 833건, 2017년 849건, 2018년 693건, 2019년 537건으로 4년 연속 줄었다. 이후 집값이 급등한 2020년에는 593건으로 약 10%가량 늘었으나 외국인 투기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에 408건으로 다시 줄었고, 올해는 8월까지 매입 건수가 작년의 32% 선인 132건에 그쳤다.

흥미로운 건 서울 아파트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중국인(32.1%) 보다 미국인(37.1%)의 매입 비중이 크다는 사실이다. 중국인은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가장 많은 비중으로 우리나라 아파트를 샀는데, 울산(87%)에서 비중이 가장 높고, 충남(80.6%), 제주(79.2%), 충북(77.4%), 인천(73.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은 내년부터 외국인 주택 보유·거래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공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해외에서도 국내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통계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달 말엔 외국인 투기 방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은 시·도지사 등이 ‘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외국인 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한 비자 종류의 제한, 국외 거주 외국인의 국내 주택 취득 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 불법행위가 적발된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 제한 등의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