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컨설턴트가 필요하십니까?

효율적인 부동산광고가 필요하십니까?

그렇다면 분양마당과 함께 하세요!

뉴스

부동산뉴스

부동산뉴스

‘식은죽’ 먹던 부동산신탁…들통난 민낯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18.02.07
규제의 보호와 저금리, 부동산 호황을 틈타 ‘떼돈’을 벌던 부동산신탁사들이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규제의 보호와 우호적인 시장환경에 취약한 모습이다. 특히 호황 때 벌어들인 떼돈으로 역량을 넘어서는 무리한 사업을 벌이다 역풍을 맞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 간담회’에서 부동산신탁사 신설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전에는 새로운 인가를 생각도 안했고 기업들이 신청할 엄두를 못냈다”면서 “금융위가 문을 열어 놓으면 신청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몇 곳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탁사는 2009년 무궁화신탁과 코리아신탁이 설립된 것을 마지막으로 총 11개사가 영업하고 있다. 시장에선 진작부터 은행들의 신탁사 설립을 점치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부동산금융 경험이 풍부한 대형증권사들도 유력한 후보다.

그간 신탁사들은 주택경기가 급등하면서 대손부담은 줄고, 저금리에 따른 낮은 조달금리로 수익성은 크게 높아졌다. 특히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총자산이익률(ROA)는 2012년 각각 11.1%, 9.5%에서 지난해 상반기 18.8%, 28.5%로 크게 높아졌다. 정부가 만든 진입 울타리 속에서 마음껏 호황을 즐긴 것이다.

20180207000198_0.jpg

한 신탁사 관계자는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와 경험은 대형금융사 계열의 신탁사라고 해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새 신탁사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대규모 인력 빼가기를 시도할 경우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을 제외한 주택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는 것은 당장의 불안요소다.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들어 ‘코아루’ 이름으로 신규 분양한 4곳 모두에서 미분양을 기록했다. 이 같은 분양 참패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다. ‘포천 신읍 코아루 더스카이’는 청약자 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천시와 동해시 등에서도 줄줄이 분양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문제는 신탁사들이 주로 미분양 우려가 높은 지방에 사업지가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하나자산신탁 등 4개 신탁사의 차입형개발신탁 중에 분양열기가 지속되는 서울의 비중은 단 2%에 불과하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차입형 개발신탁은 아파트개발사업의 분양성과에 연동되는 높은 실적변동성을 가지고 있다”며 “규제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 대금 등 소요자금 충당을 위한 대출수요로 인해 재무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9일부터 시행될 도시정비법 개정안도 걱정거리다. 개정안에 따르면 신탁방식 재건축 추진 단지 역시 조합방식의 재건축 단지와 마찬가지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조합원 재당첨 제한도 함께 적용된다. 이는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에 기존 조합방식 재건축과 동일한 규제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신탁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 진출하면서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을 적극 내세웠던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