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은 5.1배로 국민은행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5배를 넘어섰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 순으로 5등분 해 상위 20% 평균가격(5분위)을 하위 20% 평균가격(1분위)으로 나눈 값이다. 고가 주택이 저가 주택에 비해 몇 배 비싼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서울 아파트값 격차는 국민은행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늘 4배 전후를 유지했다. 집값이 오르지 않던 2014년 7월 월간 기준 3.9배였으나, 그해 8월 4.0배로 오른 이후 줄곧 4.1~4.3배를 유지했다. 그러다 서울 아파트값이 강남 중심으로 급등한 지난해 12월 4.5배로 벌어졌고, 올 3월 4.8배까지 격차가 심해지더니 지난달 처음으로 5배를 넘어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서울 강남권에 몰려 있는 고가 주택 가격은 급등한 데 비해, 강북지역에 많이 있는 저가 주택 상승률을 미미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15억5957만원으로 전달(14억6711만원)에 비해 6.3% 올랐으나, 하위 20% 아파트는 3억697만원으로 전달(3억484만원)에 비해 1%도 오르지 않았다.
고가 아파트값 상승세는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서울 아파트는 올 들어 대형(135㎡ 이상)이 소형(40㎡미만)보다 상승폭이 더 커지는 현상 발생했다. 4월 작년 말과 비교해 서울 소형 아파트는 평균 3.21% 올랐는데, 대형은 4.14%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소형(40~62,8㎡)이 4.06% 오른 사이 중대형(95.9~135㎡)은 4.33% 비싸졌다. 일반적으로 수요가 많은 중소형이나 소형 상승폭이 중대형이나 대형보다 컸으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양도소득세 중과 등 세금 규제가 시작된 4월이지만 고가 아파트는 상승세를 멈추지 않았다. 고가 아파트 시세 흐름을 보여주는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4월 146.5로 전달(145.5)보다 올랐다. 작년 동기 대비 29.75%나 폭등해 역대 최고 상승폭을 보였다. 이 지수는 매년 12월 기준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 아파트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보여준다. 강남 타워팰리스, 서초 반포래미안퍼스티지 등 주로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이 포함된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주택 시장이 침체돼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 아파트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며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값 격차는 계속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