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권 소속 부동산 프라이빗뱅커(PB)와 전문가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집을 구매할 적절한 시기로 올 가을을 꼽았다. 향후 집값이 오를 경우 가장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 지역이 1위를 차지했다.
헤럴드경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주택자라면 내 집 마련에 나설 적절한 시기’를 묻는 질문에 22명 중 13명(59.1%)이 ‘올해 9월부터 11월 사이’를 선택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와 ‘내년 하반기’가 각각 3명(13.6%)으로 동률을 이뤘고, 2021년 이후가 적절하다고 본 전문가는 1명(4.5%)에 그쳤다.
올해 가을을 지목한 전문가들은 서울 지역에 대한 실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구매 시기를 늦출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상철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 프로는 “청약 위주 주택 매입을 최선호로 보고, 청약 가점이 낮은 경우 신축 5년내 아파트 위주 선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내년 이후를 꼽은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이 계속 증대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상황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향후 집값이 오른다면 가장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전문가 10명이 ‘서울 강남’을 1순위에 올렸다. 강남을 선택한 이유로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수요 쏠림·대형 개발호재·매물 부족 현상 등을 꼽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역시 금리인하 효과로 강남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강북(18.2%)이 2위에 올라 ‘서울 쏠림’이 여전할 것으로 관측됐고, 대전(9.1%)·수도권 남부 2기 신도시(4.5%) 등이 뒤를 이었다. 최환석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은 “(대전과 인접한) 세종시 3생활권의 입주물량 감소와 대전 시내 신축 공급량 부족 등의 여파로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며 “서울 지역의 경우 최근 3년 상승세가 높았던 편이고 중첩적인 규제가 지속되어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향후 하락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대한 응답은 엇갈렸다. 파주 운정신도시 등 경기 북부권과 부산권역을 꼽은 전문가들이 각각 5명(22.7%)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 지역도 6명(27.3%)에 달했다.
‘투자목적으로 올 하반기 가장 유망한 부동산 상품’으로는 ‘서울 도심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신규 분양’이 9명(40.9%)의 표를 받아 단연 1위를 차지했다. ‘급매물 등 기존 매매시장 중소형 아파트’가 3명(13.6%)으로 뒤를 이었고, 도심·다세대 다가구 주택(2명),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 신규 분양(1명),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 임대목적 소형 주거시설(1명) 등은 저조했다. ‘현재 투자할 부동산 상품이 없다’는 응답도 1명 있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새 아파트의 선호가 크게 높아지면서 분양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서울 도심의 신규 분양이 가장 유망한 투자대상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