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2~3월 1순위 청약자수는 49만432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늘었다.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도 43대 1로 지난해 동월(14대 1)의 3배에 달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12·16 대책 이후 ‘풍선효과’가 나타난 일부 수도권은 물론,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집값이 내리는 지방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부산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양영경 기자/y2k@]
대표적인 사례가 대구다. 대구 주택시장은 지난해 대대광(대구·대전·광주) 열풍의 선봉에 섰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여파로 집값이 최근 4주 연속 내렸다. 주간 아파트값 하락폭은 이달 2일 기준 -0.03%에서 23일 기준 -0.06%로 더 커졌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도 아파트값이 직전 최고가 대비 1억원 이상 빠져 실거래된 사례도 나왔다.
이 와중에 새 아파트 청약 열기는 뜨겁다. 지난 24일 대구 남구 봉덕동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의 1순위 청약에는 245가구 모집에 7485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30.5대 1이다. 올해 대구 첫 분양이었던 중구 ‘청라힐스자이’의 1순위 청약경쟁률도 평균 141.4대1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8년 8월 이후 최고 경쟁률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대구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부산은 지난해 11월 8일 해운대·동래·수영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그간 위축됐던 수요가 일시에 몰리며 집값이 들썩였던 지역이다.
한국감정원 기준 지난해 11월 18일 해운대구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71%에 달했다. 부산 아파트값은 동래(0.59%)·수영구(0.69%)에서도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한 주 만에 0.19% 뛰었고, 12월 중순까지도 매주 0.10% 이상 올랐다.
하지만, 올해 2월 말 보합 전환해 최근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외지인의 부산 아파트 매매비중이 지난해 10월 14.8%에서 12월 19.2%까지 늘면서 집값이 요동쳤으나 실수요가 이런 투자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한 데다 공급물량 부담,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청약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이달 18일 해운대구 중동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 1순위 청약에는 88가구 모집에 1만9928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226.4대 1로, 전 주택형이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부산 북구 덕천동에 공급된 ‘포레나 부산덕천’ 1순위 청약에도 169가구 모집에 1만4920명이 몰리며 경쟁률이 평균 88.2대 1에 달했다. 비규제지역인 부산에서 이뤄진 분양인 데다 각 단지의 개발 호재, 분양가, 금융조건 등이 수요자를 끌어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기존 주택보다 신축 아파트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또 일부 비규제지역에 몰리면서 이런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해석한다. 새 아파트의 입주 시점이 2022년 이후여서 그때는 주택시장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최근 오프라인 홍보가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에 자신이 있거나 흥행할 만한 곳 위주로 물량을 먼저 내놓는 것도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