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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류층 평균 집값 12억, 서민은 100년 모아도...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17.03.03
 이른바 부자들이 사는 서울 집값 상위 20% 평균가격이 12억원을 넘었다. 같은 기준의 전국 평균 주택가격의 2배 수준이다. 양극화로 지역별 집값 격차도 더 벌어졌다.

3일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월 서울의 5분위 평균 주택가격은 12억18만원으로, 1월(11억8035만원)보다 1.68% 상승했다. 전국의 평균 주택가격은 전달 5억5492만원에서 6억23만원으로 8.54% 상승했다.

분위별 평균 주택가격은 KB국민은행이 집값을 20% 단위로 5등분해 산정한 그룹별 평균값이다.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주택가격 5분위 배율은 전국의 종합기준이 5.0배, 아파트 기준은 4.7배로 집계됐다.

같은 서울시 내에서도 주택가격의 쏠림은 심화했다. 서울의 1분위(하위 20%) 평균 주택가격은 2억6300만원으로 5분위의 20%에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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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통장이 있어도 내 집을 마련하는 시간은 예전보다 길어졌다.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로 주택 구매능력을 가늠하는 PIR(Price to Income Ratio)를 살펴보면 서울에서 중간 정도의 집값인 5억685만원을 준비하는 데 최대 30.5년의 세월이 소요됐다. 연소득이 1662만원인 1분위 가계가 한푼도 안쓰고 모았을 때 기준이다. 4712만원을 버는 3분위 가계는 10.8년이 걸렸다. 연소득을 모두 주택구매에 투입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서민들이 자력으로 상위 20% 집을 마련하려면 100년을 모아도 불가능한 셈이다.

전국의 평균 매매가격으로 눈을 돌리면 기간은 짧아진다. 하지만 소득이 높은 직장이 수도권에 몰려있어 결국 내 집 마련에 드는 시간은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지난 1월 공개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대도시 집값’ 보고서를 보면 서울은 가처분 소득 대비 집값이 비싼 나라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1위는 홍콩이었다. 중위 소득을 버는 가계가 전용 90㎡의 아파트를 사는데 30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런던ㆍ파리ㆍ뉴욕보다 아래였지만, 델리ㆍ시드니ㆍ오클랜드보다는 순위가 앞섰다. 세계적인 대도시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서울의 집값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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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월 기준 ㎡당 전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약 377만원이었다. 수도권은 이보다 27.06%(479만원), 서울은 83.82%(693만원) 높았다. 2~3인 가구가 살만한 전용 90㎡의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수도권과 서울에서 각각 4억3110만원, 6억2370만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역별로 중도금 대출이 어렵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부모가 물려준 목돈이 없다면,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호황이 이어진 지난해에도 10년 전 집값의 전고점을 뚫지 못한 지역이 많았다”면서 “비싸게 집을 산 이들이 집값 상승은 커녕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집에 투자해 자산을 키웠던 부모세대와 달리 집을 사기도, 집으로 재산을 불리기도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