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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미분양말고 ‘진짜 빈집’이 그렇게 많아요?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18.03.22
“(손바닥을 내밀며) 진짜 요만한 땅도 없다”

대학 친구들과 항상 하는 농담반 진담반입니다. 저를 비롯한 이들 모두 서울이 아닌 다양한 지역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그렇다보니 ‘요만한 땅’ 없는 게 이렇게까지 제 인생의 큰 걸림돌이 될 지는,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20대를 통틀어 10번 남짓 이삿짐을 꾸리고 풀고를 반복하다보니 ‘내집 마련’은 더이상 공익광고의 문구가 아닌 요즘 저의 최대 관심사가 됐습니다. 그러던 와중 서울에도 ‘빈집’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의아했습니다. ‘다들 살 데 없다고 난린데 빈집이 많다고, 왜지?’

2016년을 기준으로 서울시에 있는 빈집은 총 9만4668호 입니다. 구별로 보면 강남구가 1만4317호로 제일 많고 강서구가 8105호, 송파구가 6406호로 그 뒤를 잇습니다. 가장 핫한 강남 땅에 빈집이라니 무슨 얘기일까요. 이 통계를 좀더 면밀히 들여다 보면 얘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작년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란 이름의 법이 발의됐습니다. 이전에는 법적으로 ‘빈집’이란 정의도 명확히 내려지지 않은 상황. 각 구청에서 주택조사를 나가 사람이 사는지 안 사는지 조사원이 확인해 구청별로 집계했던 것입니다.

이전엔 ‘미분양’과 ‘미입주’ 등의 사실상 흔히 말하는 ‘폐가에 가까운’ 빈집이라고 하기 어려운 상태도 빈집 통계에 들어갔기 때문에 보는 바와 같이 강남구와 강서, 송파구의 빈집이 압도적으로 많아 보였던 것입니다. 실제로 서울시 빈집을 사유별로 살펴보면 매매임대이사와 미분양, 미입주가 가장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법이 만들어지면서 빈집은 ‘구청장 등이 거주 또는 사용 여부를 확인한 날부터 1년 이상 아무도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아니하는 주택’이란 법적 정의로 내려지게 됐습니다. 법에선 미분양주택 등을 빈집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자, 해당 통계를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 빈집으로 좁혀봅시다.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 빈집을 구별로 살펴보면 성북구가 606호로 가장 많고 송파구 503호, 종로구 382호로 그 순서가 달라집니다.

‘손바닥만한 땅도 없다’는 사람들의 사정과 달리 서울시에 왜 이렇게 많은 빈집들이 남아있었던 것일까요?

주택이 오래되면서 리모델링을 해야 하지만 본인이 살지 않는 이상 집주인들이 거금을 투자해 집을 리모델링하기란 쉽지 않겠죠. 그런 집들이 모여 ‘낙후된 동네’가 되는 것이고요. 또 빈집을 허물자니 집을 허문 땅은 법적으로 ‘나대지’가 돼 소위 세금폭탄을 맞게 됩니다. 건물을 짓거나 집을 지어 활용하지 않고 빈땅을 놀린 대가죠. 이외에도 오래된 동네의 빈집은 주인과 연락이 잘 되지 않는 등의 문제도 심각했습니다.

이에 서울시가 시 차원에서 본격적인 빈집 관리에 나섭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빈집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하긴 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빈집의 상태가 안 좋거나, 주위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집만 리모델링 되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빈집 관련 법도 생겼고 서울시에서도 이달 22일 입법예고를 할 예정입니다. 올해 7월 중에 관련 조례가 확실히 마련되면 올해부터 빈집 관리에 대한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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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할일은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입니다. 실제로 오래된 주거 동네로 재개발지역 내 빈집이 많은 성북구에선 빈집에 대한 실태조사를 위해 2500만원 예산을 확보했고 나머지 2500만원 가량은 서울시에서 지원할 예정입니다. 올해는 시범으로 성북구, 동대문구에서 먼저 실태조사를 하게 됩니다.

실태조사에 더해 올 하반기에 각 자치구에서 빈집 관리 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되는데요, 1년간 해당 집에서 납부된 전기세, 수도세, 재산세 등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돌아가게 됩니다. 이렇게 파악된 빈집은 시와 리모델링 사업 시행사가 함께 투자해 살만한 집으로 다시 만들고 시민들에게 저렴한 집세로 제공될 계획입니다.

빈집 관리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선 리모델링에 대한 부담을 덜고, ‘손바닥만한 땅도 없는’ 시민들 입장에선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주택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죠. 빈집이 ‘공허함’과 ‘우범지역’이 아닌 ‘가능성’의 공간으로 점차 변하길 기대해봅니다.
[헤럴드경제 TAPAS=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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