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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물 켠 분양권 불법전매 단속…“양도세 매수자 부담으로 팔아드립니다”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16.07.18

 정부가 분양권 불법전매ㆍ다운계약 단속에 나선지 한달이 지났다. 지난 주말 찾은 강남은 차가웠고, 수도권 신도시는 여전히 뜨거웠다.

국토교통부는 지자체와 합동으로 지난달 21일부터 강남구 개포동, 위례, 부산 해운대 등 이른바 ‘부동산 핫 플레이스’에 대한 분양권 불법 전매와 다운계약서 작성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다운계약서’는 매매가를 실거래가보다 낮게 작성하는 걸 말한다.

그로부터 한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 정부 단속은 이미 찾잔 속 미풍에 그친 모습이다.

지난 17일 오후 강남구 자곡동 ‘미사 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의 견본주택 앞에선 공인중개소에서 나온 3~4명이 견본주택을 나오는 방문자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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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 내 자연앤자이이편한세상, 신안인스빌 등 대단지가 6~8월 입주를 시작하면서, 지난달 정부 단속으로 잠시 문을 닫았던 공인중개업소들이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건설현장 모습. [사진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미사강변도시 중심상업지구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평균 54대의 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13일 당첨자 발표를 마치고, 19일부터 21일까지 정당계약을 실시한다. 중개업자들은 당첨된 동, 호수를 묻고는 “벌써 웃돈 6000만~7000만원이 붙었다. 연락처를 남겨달라”고 했다. 미사강변신도시는 택지지구로 전매제한이 1년간 금지되지만, 이 중개업자는 “양도세 매수자 부담으로 탈 없이 다 맞춰 드린다”고 했다.

위례신도시 내 위례중앙로에도 정부 단속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일요일인데도 중개업소들은 6~8월 입주단지의 세입자를 맞추느라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현지 공인중개소들에 따르면 민간 분양 단지들은 대부분 전매제한이 풀려 손바뀜이 있었고, 웃돈은 전용 84㎡ 기준 1억~1억7000만원으로 연초대비 배 가까이 올라 있다. ‘위례 24단지 꿈에그린’은 오는 12월까지 전매가 불가능하지만, 현지 한 공인중개소는 “복등기로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복등기는 입주 전 매매계약을 한 뒤 입주 직후 최초 분양계약자(매도자)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가 곧바로 매수자 앞으로 등기를 바꾸는 것이다. 매도자가 부담할 취득세, 등록세, 양도소득세는 매수자가 떠안는 조건이며, 매도자는 세금을 낮추기 위해 웃돈의 일부를 현금으로 받고 계약서 상 거래액을 낮게 작성한다.

분양권 불법 전매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의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지만, 현지 공인중개소들은 대부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지난달 1일부터 전매제한이 풀린 송파구 ‘송파헬리오시티’ 주변 가락아파트 상가 공인중개소들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S공인중개소는 “분양권은 취급하지 않는다”면서 “매도자가 다운계약을 요구하기 때문이며, 상가 주변 중개소 가운데 분양권 거래를 취급하지 않는 곳은 다섯곳 정도”라고 했다.

일부 공인중개소가 분양권 거래에 소극적인 데는 전매제한 해제 전에 이미 상당수 불법 전매가 이뤄진 탓도 있다. 동남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매제한이 풀린 6월 1일 직후 관할 구청에 명의변경 신고가 수백건 쏟아지는데, 그 전에 전매계약을 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 “지금은 분양권을 찾는 사람도 많이 줄었고, 매도자가 공무원이나 고지식한 사람들 빼고는 대부분 다운계약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분양권 1년 내 전매시 양도세율이 55%나 되고, 처벌도 미약한데 합법거래를 하면 바보 되는 분위기 아니냐”면서 “양도세율을 낮추고, 중개소도 떳떳하게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시장 질서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분양권 거래가 늘면, 양도세가 많이 걷혀 정부가 최대 수혜자란 뒷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택담보 대출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이달부터 신규분양의 중도금대출 보증 규제까지 더해져 실제 분양권 거래는 사상 최대로 급증했다.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국의 분양권 거래량은 1만2372건으로, 3개월 연속 1만2000건을 넘었다. 지난달 서울의 분양권ㆍ입주권 거래량은 1269건으로 역대 최대였다.

정부 단속과 중대금 대출 보증 규제는 강남권 재건축 투자 광풍의 진앙지 개포의 과열을 잠재우는 데는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개포1단지 종합상가 내 개포부동산 관계자는 “거래가 뜸해지고 가격도 1단지는 1000만원, 4단지는 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면서 “전반적으로 강남권 거래가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지 중개소들은 개포주공 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의 일반분양 확정 여부에 따라 가격 상승이냐 하락이냐가 결판날 것으로 봤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주택보증공사(HUG)의 보증심사에 막혀 분양승인을 받지 못했다. 일반분양이 8월로 미뤄지거나 취소되면, 하반기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매도ㆍ매수자의 관망에 따른 ‘보합’이 예상되고 있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