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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놓고 돈 먹기’…전국민 투기장된 분양권 시장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16.10.12
 “계약금 10%에 중도금 집단대출 안 돼도 1회 차 연체료만 내고, 6개월 뒤에 분양권 팔면 되잖아요. 분양가가 낮으니 찾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

이달 초 단 28가구 모집에 8585명이 청약을 넣어 평균 306대 1의 기록적 경쟁률을 보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 리버뷰’(신반포5차)에 대한 현지 중개소의 반응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심사 단계에서 강남구 아파트 분양가격이 억지 조정되자 시장에선 강남 분양 아파트에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대박’ 심리가 만연해 있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1년(수도권), 6개월(지방)만 지나면 청약 1순위 자격이 주어지니, 한번 당첨되도 6개월 또는 1년 뒤 재당첨이 가능하다. 분양권 시장이 속칭 ‘피(Pㆍ프리미엄의 영문 첫글자) 떼기’ 시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강남 재건축 투자 광풍의 출발지인 개포지구 1호 재건축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에도 이런 투기수요가 상당히 붙은 것으로 확인된다.

12일 개포동 중개소들에 따르면 정당계약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어제(11일) 전매제한이 풀린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분양권 매물이 첫날에만 20건 나왔다. 전체 일반분양 가구수 396 가구 가운데 5%에 해당한다. 첫날 출회량 치고 적지 않다. 전매제한 해제 직후에 나오는 매물은 실수요가 아닌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린 투기수요로 볼 수 있다.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찾는 사람은 많지만 매도 호가가 높아 첫날에 실제 매매가 이뤄지진 않았다”며 “매물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권 웃돈은 전용면적 ▷126㎡ 1억8000만~2억 ▷84㎡ 1억5000만~1억8000만원 ▷59㎡ 5000만원이 각각 붙었다. 전용 84㎡의 일반분양가는 최고 13억9990만원이었다. 웃돈을 더하면 가격이 16억원을 바라본다. 서초구 잠원동에서 지난 7월에 입주한 새 아파트 래미안신반포팰리스의 같은 면적(매매가 15억5000만원)과 견줘 더 비싸다.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정부의 다운계약서 단속으로 관심지역이다 보니 매도인이 양도세(양도차익의 50%)를 웃돈에 붙여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양도세 전가에 따른 가격 부담과 함께 2019년 입주 시 부동산 시장을 고려해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권은 미래의 실물자산을 사고파는 ‘채권’에 해당해 경기 변동에 따라 가격이 요동친다”며 “분양권을 비싸게 샀다가 입주 시 가격이 떨어져 자칫 ‘마지막 바보’가 될 수 있으니 앞으로도 현재의 가격이 유지될 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뿐 아니라 부산, 세종 등 일부 지방의 분양권 시장도 지나치게 뜨겁다.

전국구가 된 세종시에서 이달 계룡건설과 보성이 분양한 ‘세종 리슈빌수자인’은 청약 모집 결과 평균 323.6대 1에서 1순위 마감했다. 이는 세종시에서 분양이 시작된 이래 최고 기록이다. 올해 7월부터 전국구 청약이 가능해진 여파다. 7월 이후 청약조건은 세종시 거주자 대상 우선공급비율이 100%에서 50%로 낮아지고, 우선공급 요건도 ‘2년 이상 거주’에서 ‘1년 이상 거주’로 완화됐다. 타지역 거주자에게도 문호를 개방한 것인데, 분양권 투기장을 마련해 준 셈이 됐다.

지난달 부산에서 공급된 ‘명륜 자이’에는 청약자가 무려 18만115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523.6대1로 올해 전국 최고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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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세종시 청약 경쟁률 역대 최고를 기록한 ‘세종 리슈빌수자인’의 견본주택에 입장하려는 대기자들이 빗속에서도 줄을 길게 서 있다. [제공 =계룡건설]


지방의 민간택지는 전매제한이 아예 없다. 당첨되면 분양권을 바로 되팔 수 있고, 청약통장 가입기간 6개월이면 1순위 자격이 다시 주어진다.

실제 분양권 거래는 서울이나 경기 등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서 가장 활발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관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분양권 거래 현황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에서 거래된 분양권은 59만8891건(182조5359억원)이다. 이 가운데 부산의 분양권 거래가 9만6292건(31조428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세종은 2만5012건(6조8781억원)으로, 건수로는 서울(2만9525건)에 버금갔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은 부산, 특히 세종시가 청약과열인데 전매제한 기간이 없는데 따른 투기수요 진입인 만큼 지방의 민간택지에도 전매제한을 6개월 정도는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