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컨설턴트가 필요하십니까?

효율적인 부동산광고가 필요하십니까?

그렇다면 분양마당과 함께 하세요!

뉴스

부동산뉴스

부동산뉴스

'부동산 보릿고개' 시작됐다.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16.12.02
노원구 상계동에서 작은 중개사무소를 꾸리는 정지민(가명ㆍ39) 씨는 2년차 부동산 사장님이다. 한 중소기업 영업팀 과장이던 그는 3년 전에 공인중개사 자격을 따냈다. “영업일로는 스트레스만 받고 비전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중개사 일도 만만치 않음을 절실히 느낀다. 이제는 영업에다가 경영까지 온전히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 “각오는 했지만 실제로 보니 중개업계 쪽이 완전 레드오션이었죠”라고 정 씨는 말한다.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고, 아파트든 작은 원룸이든 가리지 않는다. 특히 직방ㆍ다방 같은 중개 플랫폼 관리에 철저하다. 주변에서 십수년째 터를 닦아 온 ‘선배’ 중개사들이 내놓은 물건을 대신 올려두고 고객을 찾으면 소개비를 받는 것도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정 씨는 “실장 역할을 하는 알바생도 썼지만 6개월만에 내보냈어요. 일은 잘하는 친구였지만, 월급을 줄만한 매출이 못됐다. 살아남으려면 제가 사장이자 실장이어야 했다”고 했다.
부동산.jpg
최근 2~3년간 활발했던 주택거래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개업계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특히 이미 작년과 견줘 거래량이 큰폭으로 줄어든 대구와 울산 등 경상권에선 중개사들의 동요도 심상치 않다. 전국의 중개업 종사자는 9만4000명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 잠실의 중개사무소 밀집지역과 중개업 이미지.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중개업계가 월동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예상되는 외부 악재가 첩첩산중이다. 최근 2~3년간 활발했던 거래는 심리위축으로 쪼그라들 모양새이고 설상가상 트럼프발(發) 부동산 시장 개방도 부담스럽다. 사상 최대치로 불어난 중개업 종사자들이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개시장은 ‘핏빛 바다’=국토부 자료를 보면 올 3분기 기준 전국의 부동산 중개 종사자(공인중개사ㆍ중개인ㆍ중개법인)는 9만4065명이다. 최근 10년 사이에 2만명 가까이 늘어나며 공인중개사 시험엔 ‘국민 고시’라는 별칭이 붙었다.

최근엔 문을 두드리는 2030세대도 많다. 지난달 30일 1차 합격자를 발표한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27회)에는 작년 시험보다 4만명 가량 늘어난 19만1508명이 접수했다. 이 가운데 20대 신청자 규모는 지난해와 견줘 57% 증가했다.

하지만 자격증이 장및빛 미래를 약속하지 않는다. 이미 업계는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인 것과 무관치 않다.

2일 서울시의 상권분석서비스로 확인한 부동산중개업 창업에 따른 위험도는 높은 수준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ㆍ동작ㆍ은평구를 제외한 23개 구는 부동산중개업에 대한 창업 위험도가 ‘의심’ 이상으로 나타났다. 강동ㆍ강북ㆍ관악ㆍ마포ㆍ성동구는 ‘위험’ 수준이다. 그만큼 신규 진입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다.

한 공인중개사는 “중개사 명함 가지고 다니는 사람 정말 많다. 어쨌든 숫자로만 따지면 포화상태가 맞는 것 같다”며 “자격증 따고 나서도 직장생활하는 소위 ‘장롱 자격증’까지 감안하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부터 ‘문 닫는 부동산’ 늘 듯=먹을거리는 당분간 줄어들 수 있다. 일단 정부가 정책적 목표를 ‘규제 모드’로 가져갈 공산이 크고, 금융권의 주택대출 정책도 보수화할 가능성이 크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내년 주택거래량은 94만건으로 예측했다. 올해보다 9%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보다는 지방의 거래감소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봤다.

실제 지방에서 거래량 감소는 현실에 닥친 문제다. 대구, 울산, 경남권이 비상이다. 공히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업종들이 비틀비틀하는 곳들이다. 지역경제 위축은 곧 주택시장 위축으로 이어진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대구와 울산, 경북의 주택매매거래량은 1년전과 비교해 22%, 32.9%, 25.3%씩 큰폭으로 줄어들었다.

경남 김해의 한 개업공인중개사는 “불경기 때는 사장들도, 그 밑에 실장들도 모두 배고프다”며 “특히 기본금은 적게 받는 대신에 거래건마다 수수료를 받는 실장들은 요즘같을 때 정말 애로사항이 많다”고 귀띔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간부를 지낸 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2013년부터 집값이 급등하자 새로 개업한 사장님들이 1000명에 달한다”며 “대구 지역경제도 암울하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문 닫는 곳들이 속속 나타날 수 있겠다”고 우려했다.

[헤럴드경제=정찬수ㆍ박준규 기자] n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