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단지 가운데 중대형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독보적이었다. 지난 3월 삼성물산이 서울 광진구에 공급한 ‘래미안 구의파크스위트’가 대표적인 예다. 전용 145㎡ 청약경쟁률은 무려 24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단지 전용 59㎡(6.94대 1)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부산에서도 중대형의 인기는 꾸준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부산 동래구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명륜’은 전체 493가구 중 중대형이 110가구를 차지한다. 단지는 계약시작 4일 만에 완판됐다. 355가구 모집에 5만8444명이 접수해 평균 164.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101㎡는 95가구에는 8260명이 신청해 86.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대형이 부활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부산 동래구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명륜’ 전용 101㎡은 86.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힐스테이트 명륜’ 견본주택 집객모습. [사진=현대엔지니어링]
경기권에서는 ‘킨텍스 원시티’가 중대형 부활을 알렸다. 단지 내 전용 148㎡은 평균 58대 1로 중소형을 제치고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분양 관계자는 “중대형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실수요층이 많아지고 있다”며 “저렴한 분양가로 중소형 아파트와 격차를 줄인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품귀현상은 중대형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공급되는 재개발/재건축 전용 85㎡ 초과 가구는 1921가구로 전체의 3.7%에 불과하다.
전체 분양시장의 중대형 비율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 23.44%에 달했던 중대형 분양물량은 2014년 12.56%, 2015년 9.71%로 꾸준히 감소세다.
수요가 꾸준한 덕에 미분양 물량도 줄어들고 있다. 국토부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3월말 기준 전용 85㎡ 초과 미분양 아파트는 7753가구로 전년 동월(22%) 대비 2284가구가 줄었다. 같은 기간 중소형 아파트 미분양이 2배 이상(18860가구-46092가구) 급증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중대형 부담은 낮아졌다. 실제 래미안 구의파크스위트 3.3㎡ 분양가는 면적과 반비례했다. 전용 59㎡은 2120만원, 84㎡은 2007만원, 145㎡은 1351만원이었다. 숫자만 놓고 본다면 소형의 절반에 가까운 분양가를 책정한 셈이다.
평균 분양가도 마찬가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용 85㎡ 미만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000만원을 넘보고 있지만, 최고 1279만원까지 치솟았던 85㎡ 중대형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000만원까지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분양가 대비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지만,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경기침체로 중소형보다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입지와 조망권, 인프라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