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속에 주목받고 있는 개인간 대출(P2P)이 브랜드 아파트 신축 사업 투자에도 성공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P2P업체 어니스트펀드가 지난 13일부터 자금을 모집한 ‘안동 센트레빌 신축사업 선순위 수익권 담보 투자’ 상품은 이틀 만인 14일 오후 4시 목표 투자금 25억원 모집을 마쳤다. P2P로 상가나 레스토랑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은 많았지만 대단지 아파트 신축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어니스트펀드는 연9%의 수익률에 조기 신청시 1%를 추가 제공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소액으로 10%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아파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린 셈이다.
어니스트펀드 측은 선순위 채권을 확보한 만큼 안전성도 갖췄다고 주장했다. 금융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는 어니스트펀드보다 후순위다. 해당 사업이 부도가 나 채권 원리금 회수가 불가능해지지 않는 한 약속한 수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9% 수익률이 채권이나 예금 같은 기존 상품에 비해 월등하게 높지만 P2P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20% 안팎이란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은 낮추고 안전성은 강화했다는게 어니스트펀드의 설명이다.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아파트 신축 사업에서 25억원이란 자금은 결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P2P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적지 않다. P2P의 부동산 투자 영역이 틈새시장에 머물지 않고 금융계의 새로운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P2P업계의 누적 투자액은 6276억원으로 한 달 새 1000억원 가량 늘었다.
그러나 무턱대고 P2P투자에 나서는 건 금물이다. 기본적으로 ‘고수익률=고위험’이란 투자의 기본을 명심해야 한다. 투자가 실패하면 원금 훼손은 불가피하다. 또 아직 걸음마 단계인 P2P업계 특성상 업체가 난립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한 푼이 소중한 개인투자자에게 이는 단순한 성장통이 아니다. 현재 P2P금융협회는 업체별로 연체율을 집계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 생긴 업체들이 많아 이 수치가 P2P투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보긴 힘들다. 또 투자에 실패한 업체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경우 ‘생존 편향’(survivorship bias) 즉, 살아남은 우수한 업체만 통계에 잡히는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 수익형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불패’ 신화에 기대 안전성을 간과하면 안된다”며 “투자 자산인 부동산을 직접 가서 살펴보고 업체는 믿을 만한 곳인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