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즐비한 아파트들을 보면 대부분 시민들이 살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정작 서울 사람 100명 중42명만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74명은 2010년 이후 한번 이상 이사했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이들의 평균 이사 횟수는 4.1회나 됐다. 2년도 못채우고 한 번씩 이삿짐을 싼 셈이다.
1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울 전체 주택 유형에서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은 42%로 전년 41.6%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에서 다세대ㆍ빌라, 단독ㆍ다가구,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 전체 주거유형 중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은 2006년(36.8%) 이래 꾸준히 늘었다. 2010년 41%로 처음으로 40%대를 넘었고, 2014년 42.6%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4년~2015년 아파트값이 내리막길을 걷고, 주거용 오피스텔, 전원주택, 점포 겸용 단독주택 등 다른 주택유형이 인기를 끌면서 2016년 조사에선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이 41.6%로 처음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토부가 1년 만에 다시 조사한 결과 상승세로 반등했다.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너도 나도 내집마련에 나선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아파트는 전체 주택 유형 중 거래가 가장 활발하고, 재테크 상품으로서 가치가 높아 대기 수요가 가장 풍부하다”며 “집값 상승 시기 가장 수요가 많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2010년 이후 서울 사람들의 이사 유형을 보면 아파트 가구 비율이 어떻게 커지는 지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0~2017년 서울 전체 가구 중 저층주택(단독ㆍ다가구, 연립ㆍ다세대, 영업겸용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한 비율은 20.7%다. 반면 아파트에서 저층주택으로 옮긴 비율은 13.1%에 불과하다.
오피스텔에선 더 많이 옮겨왔다. 같은 시기 오피스텔에서 아파트로 18.7% 이사한 사이, 아파트에서 오피스텔로 옮긴 비율은 1.3%에 불과하다. 기타 주거시설(비주거용건물 내 주택,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에서 아파트로 옮긴 비율도 11.8%였으나, 아파트에서 기타 주거시설로 이동한 경우는 1.2%에 불과했다. 아파트 거주자는 대부분(84.5%) 아파트로 이사했다. 신혼부부는 80% 가까이 아파트를 선택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신규 공급되는 주택 유형도 아파트가 대부분이어서 아파트 거주가구 비율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적으로도 지난해 기준 전체 유형중 아파트 거주비율은 48.6%로 전년(48.1%)보다 높아졌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