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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부담·차별·외로움 3중고…1인가구는 서럽다

작성자
헤럴드경제
작성일
2016.08.03
서울살이 11년차인 회계사 김모(29) 씨는 지난 10년간 웬만한 작은 집은 다 살아봤다. 고향인 경남 마산을 떠나 서울에서 처음 자리잡은 곳은 학교 앞 고시원. 방은 비좁고 창도 없었지만, 월세는 무려 45만원이었다. 강의실까지 5분이면 닿는다는 게 유일한 장점이었다. 기숙사에서도 1년 반을 살았다. 군대에 다녀와선 다시 고시원과 원룸을 수차례 옮겨 다녔다. 월세는 늘 40만원에서 50만원 사이였다. 지금 살고 있는 구로구 도시형생활주택엔 은행서 빌린 전세금 1억원을 주고 들어갔다.

김 씨가 10년간 서울에서 고군분투하는 사이 1인 가구 규모는 부쩍 늘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1인 가구는 511만가구로 처음으로 500만을 돌파했다. 10년 전(317만가구)와 비교해 61.7% 가량 증가한 것.

통계를 보면 1인가구 연령분포는 청년층(20~39세)과 노년층(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작년 전체 1인 가구 가운데 청년가구와 노년가구가 차지하는 몫은 34.0% 수준으로 비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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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윳돈은 언감생심”=혼자 사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단연 주거비다. 매달 집주인에게 월세를 보내고 나면 쓸 수 있는 돈이 크게 줄어든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쪽에서 보수적으로 소비할 수밖에 없다.

박모(30) 씨는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전용면적 18㎡짜리 도시형생활주택에 살면서 50만원을 매달 월세와 관리비로 낸다.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일하는 그는 한 달에 200만원 남짓 번다. 수입의 4분의 1은 월급통장을 스쳐가는 셈이다. 식비(20만~30만원)와 통신ㆍ교통비(10만원 이상)도 고정적으로 나간다. 그나마 40만~50만원은 반드시 저축하려고 노력한다.

박 씨는 “정규직 아나운서를 준비하기 위해서 학원에 다니고 정장도 사면서 투자를 해야해서 늘 여윳돈이 부족하다”며 “주변에 경조사가 생기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리비도 아파트에 사는 4인 가구에 비해서 많다. 지난해 서울시가 관리비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원룸의 1㎥당 평균 공용관리비는 4861원으로 아파트의 평균공용관리비(871원)의 5.58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5월 1인 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1인 가구 소비생활 실태 조사)를 벌였는데, 가장 많은응답자(37.8%)가 주거비를 가장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집주인 바뀌었는데, 통보 없어”=집주인-세입자 관계에서 1인 가구의 입지는 좁다. 임대차 관계에서 불합리한 조건에 있더라도 어디서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알기도 어렵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다가구주택에 세 들어 사는 신정훈(29) 씨는 최근 “집주인이 바뀌었으니 이쪽으로 월세 송금 바랍니다”라고 적힌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도 않았다. 애초 월세계약서를 썼던 중개사무실에서도, 새 집주인에게서도 상황 설명을 하지 않았다. 신 씨는 “부동산에 가서 물어보니 ‘아무 문제 없을테니 걱정 말라’는 말만 하더라”면서 “기존 계약서는 유효한지, 새 집주인의 채무관계는 어떤지 불안하고 궁금한데 속 시원히 알 길이 없다”고 했다.

1인 가구에게 제공되는 지원 프로그램은 현재로선 전무하다. 일부 저소득 독거노인들에겐 지자체가 일부 지원을 펼치는 게 전부다. 이 밖에 정부가 지자체가 마련한 주거복지 정책은 3~4인 가구 이상의 가족유형에 집중돼 있다.

▶“도움 받을 사람 없어”=외로움과 소외감도 1인 가구가 짊어진 짐이다. 고향인 전남 군산을 떠나 서울서 3개월째 살고 있는 박솔잎(26) 씨는 “아무래도 타지 살이라서 외로움이 크고, 집 주변이 오래된 주택가라 치안도 걱정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 6월 내놓은 ‘2016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선 이와 관련한 문항이 있다. ‘몸이 아플 때 보살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인 가구는 82.6%가 ‘있다’고 했지만, 1인 가구는 61.9%에 그쳤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